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때 많은 이들이 “내 집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는데 왜 심사 결과가 사람마다 다르냐”는 의문을 가집니다.
담보가 대출의 ‘안전장치’인 것은 분명하지만, 현대 금융 시스템은 담보물이라는 물건(Object)뿐만 아니라 대출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거래의 위험(Risk)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담보라는 동일한 출발선에서도 최종 도착지(한도와 금리)가 달라지는 구조적 이유 세 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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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담보 가치의 ‘처분 가능성’과 우선순위 차감 구조
은행은 주택의 현재 시세(KB시세 등)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출 기간은 수십 년인 반면, 담보 가치는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부도 시 해당 주택을 경매에 넘겼을 때 확실히 회수할 수 있는 ‘순담보 가치’를 계산합니다.
똑같은 10억 원짜리 아파트라도 해당 지역의 낙찰가율, 그리고 법적으로 보호받는 세입자의 보증금(최우선변제금, 일명 ‘방공제’) 유무에 따라 대출 한도가 깎입니다. 즉, 은행은 주택 전체가 아니라 모든 법적 비용을 제외하고 자신들이 챙길 수 있는 ‘순수 몫’을 기준으로 심사 기준을 달리 적용합니다. 담보 평가의 공신력 있는 기초 자료는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를 통해 수집됩니다.
2. 담보보다 강력한 잣대: 소득 기반 상환 능력(DSR)
과거에는 담보가 있으면 돈을 빌려주었지만, 현재의 심사 구조는 “담보를 팔지 않고도 이자를 낼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이것이 바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입니다. 담보가 아무리 훌륭해도 차주의 소득이 낮거나 다른 부채가 많다면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한도가 대폭 줄어듭니다.
똑같은 아파트를 사더라도 연봉 5,000만 원인 사람과 1억 원인 사람의 한도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신용대출이나 자동차 할부 등 기존 부채의 구성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로 할당될 수 있는 ‘소득 여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결과가 도출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계부채 관리 원칙은 금융위원회의 거시건전성 정책에 따라 엄격히 통제됩니다.
3. 금융기관별 내부 리스크 관리 전략(CSS)의 차이
각 은행은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양을 스스로 결정합니다. 이를 CSS(개인신용평가시스템)라고 합니다. 어떤 은행은 직장의 안정성을 중시하여 공무원이나 대기업 종사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반면, 어떤 은행은 자영업자의 매출 성장성에 가중치를 두기도 합니다.
또한 은행의 ‘자금 보유 현황’도 심사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분기에 주택담보대출 목표를 이미 달성한 은행은 심사 기준을 보수적으로 높여 대출을 억제하고, 실적이 부족한 은행은 우대 금리를 제공하며 문턱을 낮춥니다.
결국 내가 어느 은행 문을 두드렸느냐는 ‘선택’이 심사 결과를 가르는 구조적 배경이 됩니다. 금융사의 세부적인 심사 가이드라인은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으며 유동적으로 조정됩니다.
결국 심사는 ‘나와 은행의 장기적 합(合)’을 맞추는 과정입니다
담보가 있음에도 심사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는 주택담보대출이 단순한 ‘물건 담보 대출’에서 ‘상환 능력 중심의 신용 대출’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담보는 마지막 보루일 뿐, 은행은 여러분과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수치로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결국 심사 결과는 금융 시스템이 선호하는 거래 구조와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