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아파트 단지의 같은 평수, 심지어 같은 층의 매물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해도 A씨와 B씨의 대출 한도와 금리는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담보물이라는 ‘물건’은 동일한데 왜 결과는 달라지는 것일까요? 이는 현대 금융의 심사 구조가 담보 가치라는 물적 요소와 차주의 상환 능력이라는 인적 요소를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최종 결과값을 산출하기 때문입니다.
담보가 같음에도 결과의 차이를 만드는 핵심적인 구조적 요인 세 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1.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개인별 차등 적용 구조
현재 주택담보대출 심사에서 담보 가치(LTV)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DSR입니다. 담보가 아무리 확실해도 ‘돈을 빌리는 사람의 소득’과 ‘이미 가지고 있는 빚’의 양에 따라 빌릴 수 있는 최대치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연봉이 높은 사람은 더 많은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한도가 높게 나옵니다.
반면, 연봉이 같더라도 기존에 신용대출이나 자동차 할부, 카드론 등이 있는 사람은 해당 부채의 원리금이 DSR 계좌를 먼저 차지해버리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로 쓸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즉, 담보는 대출의 ‘입구’일 뿐, 실제 통과 가능한 ‘문턱’은 개인의 부채 구조가 결정합니다.
상세한 가계부채 관리 원칙은 금융위원회의 정책 가이드라인을 따릅니다.
2. 금융기관별 내부 신용평가(CSS)와 리스크 배분 구조
모든 은행이 동일한 잣대로 차주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각 금융기관은 자체적인 CSS(Credit Scoring System)를 운영하며, 각기 다른 가중치를 적용합니다. 어떤 은행은 직장의 업종이나 근속 연수를 중시하고, 어떤 은행은 해당 은행과의 거래 실적(급여 이체, 카드 사용 등)에 더 높은 점수를 줍니다.
은행 내부의 자금 운용 상황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은행이 이미 주택담보대출 목표액을 채웠다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심사 기준을 보수적으로 높이거나 우대 금리를 축소합니다. 반면 공격적으로 대출 자산을 늘리려는 은행은 심사 문턱을 낮추고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합니다.
결국 ‘어느 은행의 시스템’에 나의 데이터가 입력되었느냐가 결과의 차이를 만듭니다. 이러한 은행별 건전성 지표는 금융감독원에서 공시하는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정책적 예외 조항 및 스트레스 금리 적용 구조
담보가 같더라도 차주가 처한 정책적 상황에 따라 대출 조건은 드라마틱하게 변합니다.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생애 최초 구입자,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등에게 별도의 LTV 완화나 우대 금리 혜택을 제공합니다.
또한 최근 도입된 ‘스트레스 DSR’ 제도는 차주가 선택한 대출 상품의 종류(변동금리 vs 혼합형 vs 주기형)에 따라 미래의 가상 금리를 다르게 가산합니다.
위험도가 높은 변동금리를 선택할수록 심사 시 금리를 더 높게 잡아 한도를 깎아내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어떤 대출 전략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담보와 상관없이 최종 한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부동산 담보 가치의 기준점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