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있어도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드는 구조

차주는 “내 연봉이 이만큼이나 되는데 대출이 왜 이것뿐인가”라며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론적으로 소득이 높으면 상환 능력(DSR)이 충분해 보여야 하지만, 금융 시스템은 소득이라는 ‘현금 유입’ 외에도 이를 상쇄하는 여러 가지 ‘차감 요인’을 입체적으로 계산합니다.

결국 최종 한도는 소득 그 자체가 아니라, 소득에서 각종 리스크 비용을 빼고 남은 ‘순수 상환 여력’에서 결정됩니다.

소득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세 가지 핵심적인 구조적 이유를 분석합니다.

1. 기존 부채의 ‘DSR 한도 선점’과 가상 원리금 구조

가장 흔한 이유는 이미 보유 중인 다른 대출들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파이’를 먼저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DSR은 모든 대출의 원리금 합계를 소득으로 나누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기 전 이미 존재하는 빚들이 소득 여력을 갉아먹습니다.

특히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은 실제 이자만 내고 있더라도, 심사 시에는 원금을 5년 내외에 걸쳐 갚는 것으로 가정한 ‘가상 원리금’으로 환산됩니다.

이 때문에 실제 체감하는 상환 부담보다 심사 시스템상에 잡히는 부채 부담이 훨씬 커지게 되며, 이는 고스란히 주택담보대출 한도의 축소로 이어집니다. 자신의 대출 현황은 금융감독원 파인(FINE)에서 통합 조회가 가능합니다.

2. ‘스트레스 DSR’ 적용에 따른 미래 금리 리스크 선반영

소득은 고정되어 있어도 금융당국이 적용하는 ‘스트레스 금리’가 높아지면 대출 한도는 자동으로 줄어듭니다. 이는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경우 차주가 부실화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제도입니다.

한도 축소 메커니즘: 똑같은 연봉이라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차주가 매달 갚아야 할 ‘가상의 원리금’이 늘어난 것으로 계산됩니다.

분모인 소득은 그대로인데 분자인 예상 원리금이 커지므로, DSR 40%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은행은 대출 원금 자체를 깎아버리게 됩니다. 특히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할수록 스트레스 금리가 높게 적용되어 한도는 더 많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거시적인 가계대출 관리 지침은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조를 따릅니다.

3. 자산 용도 제한 및 규제 지역별 LTV ‘캡(Cap)’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정부가 설정한 주택 시장 안정화 규제의 ‘천장’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이는 개인의 신용도와 상관없이 국가 경제 시스템이 설정한 물리적인 한계선입니다.

  • 지역별 LTV 차등: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 지역에서는 담보 가치 대비 대출 비율(LTV) 자체가 낮게 설정되어 소득이 높아도 대출 총액이 제한됩니다.
  • 다주택자 규제: 이미 집을 보유한 상태에서 추가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LTV가 0%로 제한되거나 매우 낮게 설정됩니다.
  • 생활안정자금 한도: 구입 자금이 아닌 생활비 명목의 대출은 연간 취급 한도가 고정되어 있어, 억대 연봉자라도 정해진 금액 이상의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구조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결국 대출 한도는 ‘소득’과 ‘규제’의 교집합입니다

소득이 있어도 대출이 줄어드는 이유는 금융기관이 소득을 ‘미래 가치’로 보지 않고, ‘현재의 부채와 미래의 금리 위험’을 모두 차감한 뒤 남은 최소한의 방어선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소득은 대출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한도를 얻기 위해서는 소득을 늘리는 노력과 더불어, 가상 원리금 비중이 높은 마이너스 통장을 정리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부채 다이어트’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금리 유형(고정/변동)에 따른 스트레스 금리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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